신용회복경험담
사기 피해로 흔들린 워킹맘의 다시 걷는 길
- 최고관리자 19일 전 2025.09.15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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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하지만 분주했던 일상
저는 36세, 대학병원에서 근무하는 간호사입니다. 결혼해서 유치원생 딸과 초등학생 아들을 키우고 있습니다. 병원 근무 특성상 교대근무가 많아 늘 피곤했지만, 아이들 웃음을 보며 힘을 냈습니다. 남편도 회사원으로 함께 살림을 꾸려가니, 경제적으로 빠듯해도 크게 걱정은 없었습니다. 제 삶은 늘 바쁘지만 안정적이고, 평범한 워킹맘의 일상이었습니다.
2. 전개: 채무 발생과 악화 과정
그런데 1년 반 전, 지인의 소개로 투자 제안을 받았습니다.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다”는 말에 혹했습니다. 간호사라는 직업 덕분에 꾸준한 소득이 있었고, 아이들 교육비에 보탬이 되겠다 싶어 저축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2천만 원을 투자했습니다. 하지만 몇 달 지나지 않아 사기였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얼마 뒤 보이스피싱 전화를 받았습니다. 급한 환자 보호자인 척하며 돈을 요구했고, 순간적인 판단 착오로 수천만 원을 이체했습니다. 그 순간 제 인생이 송두리째 흔들렸습니다. 그렇게 저축은행 두 곳과 대부업체 두 곳에서 빌린 돈이 쌓여 총 9천 2백만 원의 채무가 생겼습니다. 매달 이자만 200만 원 이상 빠져나가는데, 제 월급과 남편 월급을 합쳐도 생활비가 턱없이 부족했습니다. 하루하루가 빚에 쫓기는 삶이 되었고, 집안 분위기도 점점 무거워졌습니다.
3. 위기: 개인회생 결심까지
처음엔 남편에게도 솔직히 말하지 못했습니다. "내가 잘못 판단해서 우리 가족을 위험에 빠뜨렸구나" 하는 죄책감이 컸습니다. 하지만 채권자들의 독촉 전화가 집까지 걸려오자 결국 사실을 털어놓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남편은 화도 냈지만, 곧 "이제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며 함께 해결책을 고민해 주었습니다.
개인회생 제도를 알게 된 건 인터넷 검색을 통해서였습니다. ‘내 상황에 가능할까?’ 반신반의하면서도 2~3개월은 망설였습니다. 간호사로 성실히 일해 왔는데, 법원에 간다는 사실이 너무 수치스럽게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점점 더 악화되는 상황을 보면서, 결국 용기를 내 상담을 받게 되었습니다. 처음 상담 자리에서는 눈물이 왈칵 쏟아졌습니다. 그동안 쌓였던 불안과 죄책감이 한꺼번에 터져 나온 것이었습니다.
4. 해결: 개인회생 진행 과정
개인회생 신청 후 인가까지 약 6개월이 걸렸습니다. 법원은 제 직업의 안정성과 가정 상황을 고려해 월 60만 원씩 3년 동안 변제하는 계획을 세워주었습니다. 처음엔 “3년 동안 이걸 버틸 수 있을까” 두려웠지만, 원금과 이자를 평생 갚는 것보다는 훨씬 현실적인 조건이었습니다.
진행 과정에서 가장 힘들었던 건 각종 서류를 준비하는 일이었습니다. 병원 근무와 육아를 병행하면서 틈틈이 금융거래 내역, 급여명세서, 사기 피해 자료를 모으는 게 쉽지 않았습니다. 또 법원 출석일에는 판사님 앞에서 제 잘못을 이야기해야 했는데, 얼굴이 화끈거리고 숨이 막힐 만큼 부끄러웠습니다. 하지만 판사님이 “아이들도 있고 직업도 안정적이니, 성실히 변제하면 다시 일어설 수 있다”고 말씀해 주셔서 큰 위로를 받았습니다.
인가 결정이 나던 날, 그동안 가슴을 짓누르던 돌덩이를 내려놓는 기분이었습니다.
5. 결말: 현재의 변화와 희망
지금은 매달 60만 원씩 변제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여전히 생활은 빠듯하지만, 더 이상 독촉 전화에 시달리지 않고 아이들과 함께 웃을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변화입니다. 남편과도 예전보다 대화가 많아졌고, 가족끼리 힘을 모아 검소하게 살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목표는 단순합니다. 변제를 무사히 마치고, 다시는 무리한 투자나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말에 휘둘리지 않는 것. 그리고 아이들에게는 “어려움이 와도 포기하지 않고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습니다.
혹시 저처럼 사기나 보이스피싱 피해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분이 있다면 꼭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혼자 끌어안고 있으면 더 깊이 빠져듭니다. 용기를 내서 상담을 받고 제도의 도움을 받으세요. 개인회생은 단순히 빚을 줄이는 게 아니라, 다시 삶을 살아갈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제도입니다.
저는 아직 길 위에 있지만, 그 끝에는 분명히 새로운 희망이 있다고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