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회복경험담

2025.07.31 15:29

사기와 빚, 그 끝에서 다시 시작을 결심했습니다

  • 최고관리자 오래 전 2025.07.31 15:29
  • 46
    0

1. 도입부: 가능성으로 가득했던 창업 초기 (15%)

대학 졸업 후 바로 스타트업에 뛰어들었습니다. 전공을 살려 개발자 중심의 플랫폼 서비스를 기획했고, 초기엔 지인 투자와 정부 지원사업으로 순조롭게 출발했습니다. 20대 후반, 일주일 내내 사무실에서 밤을 새우며 미래를 설계하던 그 시절엔 두려움보다 기대가 더 컸습니다.

초기엔 작은 성과도 있었고, 몇몇 스타트업 행사에서 주목받으며 이름이 알려지기도 했습니다. 본격적인 성장 자금을 찾던 중, “엔젤투자자를 연결해주겠다”는 중개인의 제안을 받았습니다. 그게 모든 문제의 시작이었죠.



 

2. 전개: 연쇄적인 사기와 빚의 수렁 (25%)

처음엔 사업계획서를 봤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더니, “투자를 받으려면 중개 수수료와 보증금을 선납해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섣불리 믿었고, 저축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2,500만 원을 입금했습니다. 그런데 연락이 끊겼습니다.

그 사건으로 한동안 멘탈이 무너졌지만, 설상가상으로 몇 달 뒤엔 “피싱 의심 거래가 감지됐다”는 문자에 급히 링크를 클릭한 게 또 다른 참사였습니다. 휴대폰이 잠시 멈춘 사이, 제 명의로 1,200만 원의 대출이 승인되고, 그 돈이 송금돼 버렸죠. 정신을 차리고 보니 제 통장이 범죄에 악용됐다는 경찰 연락까지 받게 됐습니다.

그 후 회복을 위해 대부업체 두 곳에서 긴급하게 대출을 받았고, 카드론까지 추가하면서 1년 반 사이 채무가 9,200만 원까지 불어났습니다. 매달 이자만 70만 원 이상이었고, 연체가 반복되면서 신용은 바닥을 쳤습니다. 주변 친구들이 하나둘 연락을 끊기 시작했고, 제 자신이 창업가가 아닌 실패자처럼 느껴졌습니다.




 

3. 위기: 무너진 자존심과 마지막 선택 (20%)

가장 괴로웠던 순간은 팀원들에게 줄 월급이 부족했던 날이었습니다. 제 잘못 하나로 함께 달리던 사람들까지 위험에 빠지는 게 너무 힘들었죠. 결국 서비스를 중단하고 팀을 해체했습니다. 그 후 한 달은 방 안에서 거의 나오지 못했습니다.

부모님께도 차마 말 못하고 버티던 중, 우연히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개인회생' 사례 글을 봤습니다. 저축은행과 대부업체 채무로 회생을 신청한 이들의 이야기를 읽으며, ‘이건 도망이 아니라 재시작일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처음 상담을 받으러 갔을 땐 자존심도 많이 상했고, “제가 회생 대상이 될까요?”라는 말조차 더듬거리며 물었습니다. 하지만 상담사는 제 이야기를 차분히 듣고, “당신 잘못이 아니라 상황의 문제”라는 말을 해줬습니다. 그 말에 처음으로 눈물이 났습니다.




 

4. 해결: 회생 절차와 새로운 리셋 (25%)

서류 준비와 접수까지는 약 2달, 법원 심사를 포함해 인가 결정까지 총 6개월이 걸렸습니다. 제출한 자료에는 사기 경위와 피해 사실, 사업 중단 사유 등을 구체적으로 담았습니다.

법원은 변제 계획을 승인했고, 저는 36개월 동안 매달 약 28만 원을 상환하는 조건으로 개인회생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이전 같으면 카드값 이자도 못 냈을 금액이지만, 지금은 숨통이 트였습니다. 현재는 온라인 플랫폼의 외주 개발자로 일하며 변제금을 성실히 납부하고 있습니다.

법원 출석 당시에는 “제 과실로 팀을 해체한 책임감이 가장 크다”고 말했는데, 판사님께서 “당신은 책임을 회피하지 않았습니다. 그 용기로 다시 일어나시기 바랍니다”라고 해주셨습니다. 그 말이 제 삶의 방향을 바꾸는 계기가 됐습니다.



 

5. 결말: 다시 기획서를 쓰는 오늘 (15%)

현재 변제 8개월 차에 접어들었습니다. 여전히 힘들지만, 매달 갚아나간다는 성취감이 있습니다. 신용등급은 낮지만, 사람들 앞에 다시 서는 게 덜 부끄러워졌습니다. 다시 기획서를 쓰고, 소규모 프로젝트를 운영하며 조금씩 제 이름을 되찾고 있습니다.

언젠가 다시 팀을 만들고, 다시 창업하고 싶습니다. 다만 이번엔 혼자 짊어지지 않고, 더 튼튼한 준비와 조언을 받으면서 말이죠.

혹시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누군가가 비슷한 상황이라면, 부디 기억해주세요.
개인회생은 실패자의 낙인이 아니라, 다시 일어서기 위한 제도입니다. 숨지 말고, 다시 걸어 나와주세요. 나도 그렇게 했습니다.




 

  • 공유링크 복사

56099ad9bad63c0df9f7e0fd810293ff_1744608923_647.p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