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회복경험담
개인회생 경험담
- 최고관리자 오래 전 2025.08.20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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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무 발생 전의 일상
저는 59세, 공장에서 평생을 일하다가 3년 전 퇴직한 사람입니다. 젊을 땐 집안 살림을 책임진다는 생각 하나로 밤낮 가리지 않고 일했습니다. 덕분에 두 자녀를 대학까지 졸업시켰고, 아내와 함께 소박하게 살 수 있었습니다. 퇴직 후에는 정규직 자리는 어렵지만 창고 관리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활비를 보탰습니다. 큰 욕심은 없었고, 노후에도 이렇게만 살면 충분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채무 발생과 악화 과정
문제는 퇴직 후 갑자기 시간이 많아지면서 시작됐습니다. 우연히 친구 따라 간 카지노와 인터넷 스포츠 도박에 빠져버린 겁니다. 처음엔 소액으로 ‘심심풀이’ 정도로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한 번 이기면 더 큰 판에 욕심이 생기고, 잃으면 만회하려고 더 베팅하게 되더군요.
처음에는 적은 돈으로 버텼지만, 점점 금액이 커졌습니다. 생활비까지 건드리게 되었고, 부족한 돈은 대부업체에서 빌렸습니다. “이번에만 따면 갚을 수 있다”라는 생각에 저축은행 대출까지 받았죠. 그렇게 빚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2년 8개월 만에 총 6천5백만 원이라는 거대한 금액이 되어버렸습니다.
대부업체에서 독촉 전화가 하루에도 수십 번씩 걸려오고, 집 앞까지 찾아오기도 했습니다. 아내에게는 차마 말을 못 하고 혼자 끙끙 앓았습니다. 아르바이트 월급은 고스란히 이자에만 들어갔고, 원금은 줄지 않았습니다.
개인회생 결심까지의 상황
결정적인 계기는 아내에게 모든 사실이 들통난 날이었습니다. 독촉장이 집으로 날아와 버린 겁니다. 아내는 충격을 받았고, 저를 크게 원망했죠. 그날 저는 한없이 작아졌습니다. 가족에게 평생 책임을 지겠다고 했던 제가 결국 이런 짐을 지우고 있다는 게 너무 부끄러웠습니다.
그 후 몇 주 동안 거의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가족과의 대화도 피했고, 아르바이트 현장에서도 자꾸 한숨만 나왔습니다. 그러다 큰아들이 조심스럽게 “아버지, 개인회생이라는 제도가 있다던데 한번 알아보시라”고 말하더군요. 처음엔 자존심 때문에 거부감이 들었지만, 결국 상담을 받으러 갔습니다. 상담실 문을 열던 순간, 정말 심장이 터질 듯 뛰었습니다. 하지만 제 이야기를 들어주고 “충분히 가능하다”라는 말을 들으니, 그때 처음으로 마음이 조금 놓였습니다.
개인회생 진행 과정
상담을 시작으로 법원 인가까지는 약 6개월이 걸렸습니다. 소득 증빙을 위해 아르바이트 급여 통장 내역과 근무 확인서를 제출했고, 채무 내역도 일일이 정리했습니다. 과정이 번거롭긴 했지만, 하나하나 준비하면서 ‘이제는 도망치지 말자’라는 각오가 생겼습니다.
법원은 저의 상황을 고려해 변제계획을 세워주었습니다. 최종적으로 매달 약 38만 원씩 36개월 동안 납부하는 조건이었습니다. 솔직히 적지 않은 금액이었지만, 이자에 허덕이던 시절을 생각하면 오히려 감당할 만한 수준이었습니다.
법원에 출석한 날은 인생에서 가장 떨렸던 순간 중 하나였습니다. 판사님 앞에서 제 도박 중독으로 인한 잘못을 인정하고, 다시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제 진심이 전해졌는지 인가 결정을 받을 수 있었고, 그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처음으로 가벼운 숨을 내쉴 수 있었습니다.
현재의 변화와 희망
지금은 개인회생 인가를 받은 지 1년이 조금 넘은 상태입니다. 매달 변제금을 꼬박꼬박 납부하면서도 생활비는 아르바이트로 충당하고 있습니다. 여전히 빠듯하지만, 빚 독촉 전화에 시달리지 않는다는 것만으로도 큰 변화입니다. 무엇보다 가족의 눈을 똑바로 마주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이제 제 목표는 단순합니다. 3년간 성실히 변제해 가족에게 더 이상 짐이 되지 않는 것, 그리고 다시는 도박에 발을 들이지 않는 것입니다. 아내와 자녀들에게는 여전히 미안한 마음뿐이지만, 지금이라도 새 출발할 기회를 잡았다는 게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혹시 저처럼 도박으로 빚을 진 분이 계시다면, 꼭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부끄럽다고 숨기지 말고, 하루라도 빨리 상담을 받아보시길 바랍니다. 개인회생은 실패의 꼬리표가 아니라,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제도입니다. 저 역시 아직 길 위에 있지만, 이제는 희망을 가지고 걸어가고 있습니다.